[정배리=바이크채널 김남구 기자] 지난해 3월 서울 강동구에서 발생한 싱크홀 사고는 단순한 이륜차 사고가 아니었다. 도로가 붕괴되며 발생한 사회적 재난에 가까운 사고였다. 그럼에도 이 사고로 숨진 이륜차 라이더는 사망보험의 보호를 받지 못했다. KB손해보험이 약관을 이유로 사망보험금 지급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사고는 2025년 3월 24일 오후 6시 29분, 서울 강동구 명일동 대명초등학교 인근 사거리에서 발생했다. 도로 한복판이 갑자기 꺼지며 대형 싱크홀이 생겼고, 그 위를 지나던 오토바이는 그대로 추락했다. 블랙박스 영상에는 앞서가던 차량이 간신히 빠져나간 직후, 오토바이가 피할 틈도 없이 떨어지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조사 결과 사고 원인은 지하 매설물 노후와 지반 약화로 확인됐다. 그러나 사고 책임을 지는 주체는 끝내 특정되지 않았다. 관계 기관이나 시공사 어느 곳도 법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고, 추가 보상 계획도 내놓지 않았다. 서울시만이 재난관리기금과 시민안전보험을 통해 유족에게 5천5백만 원을 지급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고인이 가입한 개인 사망보험에 대해 KB손해보험은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이륜차를 직접 운전하거나 탑승 중 발생한 사고는 보장 대상이 아니라는 약관을 근거로 들었다. 사고 원인이 무엇인지, 운전자에게 과실이 있었는지는 판단 대상이 아니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결론은 정해졌다. 이 같은 이륜차 면책 조항은 KB손해보험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다수의 사망보험과 상해보험에 유사한 조항이 존재한다. 이륜차는 위험하다는 이유로, 사고의 성격과 원인을 따지지 않은 채 일괄적으로 보장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이는 보험의 본래 취지와 명백히 충돌한다. 사망보험은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제도다. 보행 중 자연재해로 사망하거나, 자동차에 동승한 상태에서 시설물 붕괴로 사망한 경우에는 보험금이 지급된다. 하지만 동일한 사고라도 이륜차를 탔다는 이유만으로 결과가 달라진다면, 이는 위험 관리가 아니라 차별에 가깝다. 이번 사고는 이륜차 사고가 아니라 도로 붕괴 사고였다. 사고의 원인은 싱크홀이었지, 오토바이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보험은 이동수단을 이유로 책임을 회피했다. 이는 보험이 보호해야 할 대상을 스스로 좁히는 선택이며, 사회적 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방기한 결정이다.
이륜차 운전자의 과실이 없는 사고에서도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는 구조가 과연 정당한지, 이제는 묻지 않을 수 없다. 보험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제도인지, 그리고 그 기준이 오늘의 도로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지,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김남구 기자 info@bikechann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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